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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학장 재임 시기 학생운동 주도 학생에 대해 중징계 처벌로 일관했던 유기천(劉基天)이 1965년 8월 27일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서울대 총장에 임명되었다. 이에 서울대 전체 단과대 학장들이 일괄사표를 문교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유기천 총장은 1966년 사카린 밀수 규탄 집회에 나섰던 문리대와 법대 학생들을 다시 한번 처벌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울대 학원자유화운동이 일어나 결국 총장직에서 사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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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65년 한일협정반대운동을 계엄령과 위수령을 통해 탄압한 박정희 정권은 이후 대학생과 학생운동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1965년 위수령 발동(8.26) 직후인 8월 31일 정부는 “정치만을 일삼는 학생, 정치교수를 모조리 학원 밖으로 몰아내어 선량한 학생과 교수, 학원을 보호하겠다.”며 그동안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강경 대책들을 종합한 7개 항 시책을 발표했다.^주)001 9월 4일 정부는 시위 주동 학생과 소위 정치교수에 대한 처벌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고려대와 연세대에 무기휴업령을 내렸고 학사감사에 착수했다. 한국의 대표 사학 두 학교를 본보기로 그동안 정부의 협박이 단지 말뿐이 아님을 모든 학교에 경고한 것이었다. 문교부가 징계를 지시한 정치교수는 11개 대학 21명이었다. 무기휴업령에도 불구하고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각 대학들은 교수 처벌에 난색을 보였다. 결국 문교부에서 징계를 지시한 교수들이 자진해서 사표를 내는 형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교수 5명이 자진 사임하자 9월 20일 휴업령이 해제되었다. 또한 문교부의 요구로 각 대학 학칙이 개정되어 학생들의 대사회적 발언은 그 내용의 타당성과 관계없이 ‘정치 관여’로 규정되어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1966년 사카린밀수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성토대회를 벌이자 이에 대한 가혹한 처벌이 잇달았다. 이미 한일협정반대운동 당시 매판자본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가했던 학생들은 일본으로부터 밀수를 벌인 삼성 재벌의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민족의 피를 빨아먹는 악덕 재벌의 재산을 몰수하고 일본 상사를 즉시 추방하라’는 요구가 대학가에서 계속 제기되었다. 그러나 한일협정반대운동의 좌절로 큰 상처를 입은 학생들은 밀수규탄의 내용이 정치적 요구로 비화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움직였다. 시종 거리시위를 피한 채 성토대회만 벌였다. 그러나 이조차도 용납되지 않았다. 밀수규탄에 나섰던 학생들이 학교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자 밀수규탄의 목소리는 학원자유에 대한 요구로 급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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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천은 1965년 한일협정반대운동 때부터 시위 학생에 대한 처벌 문제로 학생들과 크게 대립했다. 유기천 총장이 서울대 법대 학장이던 1965년 5월 20일 법대 학생들은 학생총회를 열어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의 동맹휴학(맹휴)을 결의하고, ‘학원자유수호궐기대회’라는 이름으로 ‘대정부 경고문’, ‘정부 및 학교 당국에 대한 요구사항’, ‘전국 학우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 발표했다. 이 대회에서 법대 학생들은 “유기천 학장이 지난 4월 17일 동교 단식학생들을 경찰에 연행토록 요청한 것”과 “휴강 조처를 취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주)002

이에 대해 유기천은 “학생들이 3일간 동맹휴학키로 한 것은 전체 학생들의 총의가 아니므로 이와 같은 불순한 행동을 한 자에 대해서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퇴학까지도 불사하겠다”면서 “교육을 엄하게 하여 학원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일체의 행동은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다.^주)003

서울대 학생들의 맹휴는 해방 직후의 국대안(국립서울대학안) 반대, 이승만 정권 때 이강석 군 퇴교 건의 동맹휴학에 이어 세 번째 맹휴였다. 5월 22일 서울대 법대 학교 당국은 맹휴 주동 학생 45명을 불법집회, 수업방해, 교수에 대한 불손행위로 규정, 처벌하기로 결정하면서 무기정학 2명, 유기정학 20명, 근신 13명의 처분을 내렸다.
학교 당국의 휴강 조치와 학생들의 맹휴가 동시에 끝난 날인 5월 24일 서울대 법대 학생 300여 명이 학생총회를 열고 유기천 학장이 사임할 때까지 무기맹휴에 들어가기로 다시 결의했다. 학생들은 대의원 회의를 열고 ① 학원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유기천 학장의 사임을 요구한다 ② 학장이 사임할 때까지 25일부터 무기맹휴에 들어간다 ③ 지난번 맹휴 주동 학생에 대한 대학 당국의 처벌은 이를 인정치 않는다 등을 결의를 한 후 학생총회에 부쳤는데, 총회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유기천 학장은 “이는 대단히 중대한 문제이며 결의에 참가한 학생들은 소수일 것이니 그들도 역시 희생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경히 말했다.^주)004

1965년 8월에 들어 다시 학생시위가 격화되자 8월 21일 서울대 법대 교수회의에서는 학생회장 장명봉을 퇴학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데모했다는 이유로 학생을 퇴학시킨 첫 사례로, 유기천은 ‘학생 처벌 제1호의 학장’이 되었다. 유기천 학장은 “학생들이 계속 데모나 성토대회 등을 벌여 정상수업을 방해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강경책을 써서 주모 학생들은 퇴학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주)005

이에 맞서 서울대 법대 학생 300여 명은 8월 23일 긴급학생총회를 열었다. 총회에서 학생들은 ① 장명봉 법대 학생회장의 복교, ② 유기천 법대 학장 사퇴, ③ 제적 찬동 교수의 자숙성명 발표 등 3개 항을 요구하며, 24일부터 무기맹휴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8월 26일 박정희 정권은 위수령을 발동하여 군대를 동원해 학생 시위를 진압했다. 다음날인 8월 27일 정부는 학생 시위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면직된 신태환 서울대 총장 후임으로 유기천을 임명했다. 그동안 법대 학장으로 학생 처벌에 앞장선 공과 능력을 인정 받았던 것이다. 신태환은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말라’는 사퇴 성명을 냈다. 같은 날 서울대 11개 단과대학 학생회장과 간부들은 대학본부 학생회의실에 모여 신임 유기천 총장의 취임을 반대했다. 8월 28일 휴교 조처가 내려진 가운데 29일 문리대 교정에서 학생들은 ‘전서울대학교 학원방위단 결성대회’를 강행, 유기천 총장의 취임 거부 등 6개 항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 뒤 학생 처벌 완화와 유기천 총장 사퇴를 계속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위수령 발동 이후 한일협정반대운동이 사실상 종료된 뒤 한동안 유기천 총장과 학생들의 갈등은 봉합되었다. 그러다 1966년 9월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졌다. 많은 대학에서 밀수재벌을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졌고, 서울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자 서울대 학교 당국은 밀수재벌 성토대회를 준비한 학생들을 처벌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학생들은 밀수재벌 성토와 함께 과거 한일협정반대운동으로 제적된 학생들의 복적 및 유기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학원자유화투쟁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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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0월 12일 서울대 법대는 10월 8일에 있었던 사카린 밀수 규탄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안상수(安相洙), 조영래(趙英來)에게 1개월간 정학 처분을 내렸다. 10월 17일에는 제적 학생 구제요구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학생회장 정형근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서울대 문리대도 10월 22일 사카린 밀수 규탄 집회와 관련하여 손학규(孫鶴圭)에게 무기정학, 정진일에게 3개월 정학 처분을 내렸다. 『대학신문』에 게재한 글을 문제 삼아 김영무에게도 근신 처분을 내렸다. 계속되는 징계에 학교 당국과 유기천 총장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여기에 10월 22일 저녁 충무에서 있었던 유기천 총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유기천은 서울대 해양과학연구소 부지 선정을 위해 한산도를 거쳐 충무에 들렀다가 통영 군수실에서 약 20분 동안 기자회견을 했다. 유기천은 서울대 법대 학생 3명의 정학 처분과 관련해 학업을 버리고 정치에 관여한 학생을 정학 처분한 것이 무엇이 나쁘냐고 반문했다. 덧붙여 “요즘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는 정부, 여당과 야당, 그리고 표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좌익계통에서까지 선동을 꾀한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서울대 학생이 아니면 결정적인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 학생을 선동, 정치에 이용하려는 짓”이라고 강조했다.^주)006

유기천의 충무 기자회견 발언은 학내외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10월 26일 신한당(총재 윤보선)은 밀수재벌에 대한 학생 측의 규탄운동을 좌익계의 선동이라고 한 유기천의 발언을 중시, 좌익계가 선동했다는 구체적인 사실과 증거를 국민 앞에 밝히라고 요구했다. 특히 김수한 대변인은 “밀수에 대한 학생들의 정당한 규탄을 용공으로 몰아붙이는 유 총장의 폭언은 4.19 당시 학생의거를 좌익선동으로 규정하려던 구 정권의 수법과 동일한 것으로서 유 총장의 그와 같은 사고와 발언이야말로 좌익계의 선동에 의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난하고 “유 총장의 발언에 대한 정부 당국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카린 밀수 규탄 학생에 대한 처벌을 즉각 해제하라”고 주장했다.^주)007

다음날인 27일 또 다른 야당인 민중당(운영회의 의장 박순천) 역시 학생들의 밀수규탄이 좌익계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고 망언한 유기천 서울대 총장의 파면과 학생처벌의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문교부 장관이 직접 나서 “서울대에는 좌익계의 침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유기천 총장의 발언은 “노파심일 것”이라고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유기천 역시 자신의 소위 ‘충무 발언’이 사실과 다르게 전달되었다고 해명했다.^주)008

하지만 서울대 학생들은 유기천 총장에 맞서 즉각 학원자유화투쟁을 전개했다. 10월 27일 서울대 문리대 학생 400여 명이 ‘학원자유수호투쟁위원회’를 조직했다. 11월 3일에는 서울대 문리대 학생 3백여 명이 교정에 있는 4.19기념탑에 모여 학원자유수호궐기대회를 열고 유기천 총장의 인책 용퇴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정도를 이탈, 학원 문제를 무책임하게 발언, 사회 물의를 일으킨 유기천 총장은 마땅히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1월 8일 오전 10시까지 유기천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전원 자퇴서를 내고 단식투쟁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학생들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10월 26일 유기천이 ‘신변보호용’으로 권총을 양도받아 휴대하겠다고 동대문경찰서에 권총대여 요청서를 낸 사실이 11월 4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더 큰 논란이 발생했다. 유기천의 권총 휴대는 한일협정 파동이 한창이던 1965년 8월 27일 총장 취임 당시에도 있었던 일로, 이유는 ‘학교가 시끄러우니까…’였다. 유기천 측에서는 총장 앞으로 협박장이 날아들고 캠퍼스 안에 불온 삐라까지 살포되는 등 사태가 시끄러워서 권총을 마련했을 뿐 결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했으나,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11월 8일 국회 문교공보위원회(문공위)의 서울대 감사에서 민중당의 김상현(金相賢)의원이 “도대체 권총을 차고 누구를 쏘겠다는 거냐”고 격한 질문을 하자, “여러 차례 협박장을 받은 데다 관사는 크고 집엔 나 혼자만 있어 신변 위협 때문이었다”면서 “그렇다고 내가 직접 권총 대여를 요청한 것은 아니고 비서실장이 나 모르게 한 짓”이라고 발뺌했다. 이어서 그는 “그래도 관사 수위에게는 차도록 해야지 협박이 극심하다”고 권총의 필요성을 끝내 역설했다.^주)009

서울대 국정감사 도중 국회 문공위는 여야 간 합의로 유기천 총장 해임 건의안을 내기로 결정했다.

11월 8일 서울대 문리대 학생 500여 명이 유기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그중 180여 명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단식에 앞서 학생들은 “학원은 처벌만능주의의 공포 속에서 질식 상태에 있고 총장은 총부리를 겨누어 무력으로 학원을 탄압하고 있으니… 쌍권총을 휘두르는 유 총장은 자질이 결여되고 철학이 빈곤하여 스승으로 모실 수 없으니 용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준섭(金俊燮) 문리대 학장이 교수 15명과 함께 농성장에 나타나 “양심과 성의를 가지고 일해 왔으나 능력이 미치지 못해 문리대에 이처럼 불행한 사태가 초래되었다. 자진해서 물러가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약 30분 동안 학생들을 설득했다. 구범모(具範謨) 정치학과 주임교수도 “유기천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여러분의 1차적인 요구는 달성한 셈이니 오늘은 이미 돌아가거라. 뒤에 이것이 거짓말로 밝혀진다면 여러분은 이보다 더한 극한 투쟁을 벌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농성 학생들을 달랬다.^주)010

11월 9일 새벽 1시쯤 단식농성은 자진 해산됐고, 다음날 ‘쌍권총을 든 사나이’ 유기천 총장은 문홍주(文鴻柱) 문교부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박정희 정권은 유기천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으로 최문환(崔文煥) 상대 학장을 임명했다. 서울대 문리대 학교 당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총장 사퇴를 요구한 주동 학생 5명(이방환, 이태식, 김용태, 송태호, 곽명기)을 무기정학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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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천은 서울대 법대 학장과 서울대 총장으로 재직했던 1964~66년 학생운동 주도 학생에 대해 가혹한 처벌로 일관하다 결국 학생들의 퇴진 요구에 굴복하여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총장 취임 1년 2개월 만에 물러난 유기천은 1966년 12월 30일 총장 이취임식에서 “총장 취임 이래 일도 변변히 못 하고 바람과 같이 사라지는 인상을 주어 유감스럽다”면서 “병든 일부 언론은 악의에 찬 허위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이임사를 했다.^주)011

하지만 총장 사퇴 후 강단에 복귀한 뒤 유기천의 행로는 학장과 총장 재직 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1971년 4월 12일 유기천은 형법 강의 도중 “교문 앞에서는 관권에 의해 폭력이 그대로 자행”되고 있는 마당에 “나는 지금 형법을 강의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뒤 “얼마 전 내가 자유중국에 갔을 때 자유중국 고위층 장교로부터 지금 한국에서 총통제를 연구하러 온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정말 놀랐다”면서 “총통제를 실시하려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로서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그리고 “폭력집단보다도 더한 행위에 대해 대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법의 범위 내에서 끝까지 싸우자”는 발언을 하고 강의실을 나간 후 학교에 돌아오지 않았다.^주)012

당시는 대통령 선거 기간 중이었는데 신민당의 대통령 후보 김대중은 유기천의 발언을 인용하며 박정희 대통령이 대만식 종신 총통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유기천은 1971년 5월 3일 돌연 서독으로 출국했다. 5월 12일 서울대 법대 학생 300여 명은 학생총회를 열고 “민권회복과 학원자유 수호를 역설한 유기천 교수의 해외 추방은 교권 침해”라면서 “당국은 양심 있는 지식인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주)013

17일 서울대 법대 학원자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장성규)는 “지난 3일 갑자기 서독으로 출국한 유기천 교수의 조속한 귀국을 당국에 요구하고 유 교수의 사건을 계기로 학원 대민주화운동을 벌이자”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 학생들의 자퇴서 서명운동을 벌였다.^주)014

20일 서울대 상대생들도 학생총회를 열고 ‘학원 사찰을 중지하라’, ‘유기천 교수를 빨리 귀국시켜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강제출국설이 떠돌았던 유기천은 4개월여 만인 9월 3일 서독에서 귀국했다. 귀국 후 유기천은 12월 이신범 등 서울대 일부 학생들의 정부 전복 기도 사건 관련 내란 선동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출국 정지 처분을 받은 뒤 1972년 1월 10일 명예교수직에서 파면되었다. 1월 31일 유기천은 미국으로 망명해 박정희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귀국하지 않았다. 미국 망명 후 유기천은 1973년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이 중앙정보부에 의한 조작임을 미국 언론에 증언했다. 1980년 ‘서울의 봄’ 상황에서 일시 귀국한 유기천은 서울대 법대 강단에 다시 섰지만,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득세하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독서와 집필로 시간을 보내던 유기천은 1998년 세상을 떠났다.